" '나는 어디서 왔는가?' 해답은 '땅'이었다" 남춘모 초대전,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 2023-11-10

보도기관    대구일보 보도일자    2023-09-10


“작가의 길로 처음 접어든 20대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고민했다면, 작가로 40년을 산 지금은 스스로 ‘나는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이같이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대지, 땅에서 찾아냈다.”

최근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에서 만난 남춘모 작가의 소회다.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이 남춘모 작가의 초대전 ‘From Lines’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실제 작가가 땅을 캐스팅한 신작 ‘From Lines’를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마치 땅의 한 부분을 전시장으로 가져와 걸어둔 듯하다. 사방에는 낙엽, 돌, 흙 등이 그대로 붙어 입체감을 불어 넣는다.

땅에 합성수지를 발라 굳힌 후 땅을 캐스팅하듯 떼어낸 뒤 색을 더해 완성됐다. 이는 남춘모 작가가 20년간 청도에 있는 폐교를 작업실로 사용할 때부터 하고 싶었던 작품으로,

오랜 연구 끝에 구상하던 것을 실현했다.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땅과 밀접하게 연결돼있었다. 고향 영양에서 농사를 짓던 아버지를 도와 함께 돌을 걸러내고 잡초를 뽑던 산비탈의 고랑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군더더기를 덜어낸 후 밭고랑을 연상시키는 간결한 선들을 캔버스로 옮겼다.

땅을 캐스팅한 작품 ‘From Lines’는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고랑이 일궈지기 전의 땅, 작가가 지금 살고 있는 지구 행성, 더 나아가 우주 행성 본래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것.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 김 정 부관장은 “이번 전시는 남춘모 작가가 대형로비와 5개의 전시실에서 어디서도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방식의 대형 설치작품을 포함해

드로잉, 조각, 회화 등 약 81점의 신작들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전시에서 처음 보여주는 신작들은 드로잉 작업을 기반으로 하던 캔버스라는 틀에서 벗어나 스틸, 조각 등으로 재료를 변경하거나 주요 소재인 선을 확대하고 축소하거나

휘는 등 시선을 여러 각도로 변형한 작업들로 이뤄진다.

작품 ‘Beam’은 기존 캔버스를 채우던 ‘ㄷ’모듈에서 더 넓어진 폭과 연장된 길이로 25m가량의 긴 벽을 채웠다. 벽면에 설치된 35개의 모듈을 통해 광활한 대지의 시원한 기운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선을 해체한 작품 ‘Spring-Beam’은 입체의 선들을 겹쳐 만든 격자무늬 설치작품으로, 우리 한국 가옥의 전통 문살을 연상시킨다. 3m에 가까운 대형 작품들을 16개 세워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운다.

광목천에 합성수지를 발라 작업한 작품은 빛이 우리 전통 창호지를 통해 내부로 들어올 때만이 느낄 수 있는 따듯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남춘모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구미술관(2018), 경남도립미술관(2018), 독일 블렌츠 루드비히 미술관(2019), 프랑스 파리 세송앤베네티에르 갤러리(2022) 등

한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 중국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대구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독일 코블렌츠 루드비히 미술관 등에 소장돼있다.

전시는 오는 14일부터 12월14일까지.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은 인당뮤지엄 홈페이지(museum.dhc.ac.kr)를 통해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로 진행된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