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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현의 코스모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

부지현의 코스모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

 

하나의 장면이 있(었)다. 우주를 향해 전파를 쏘는 듯 하늘을 향해 둥글고 긴 형태의 기계 장치가 바닷가 방파제 위에 있는 모습이다. 바다로 계속해서 내달릴 듯 끝 지점이 삼각형의 꼭짓점처럼 수렴되는 방파제, 그 주변으로 파란 수면, 시멘트의 거친 질감, 일렁이는 너울과 잔잔히 잡히는 포말이 기계 장치의 기하학적인 도형과 복잡하고 매끈하게 빛나는 스테인리스스틸과 낯선 조화를 보이는 장면이다. 인공의 기계와 자연의 하늘과 바다가 함께 시야에 잡히며 우주로 뻗어 나가려는 듯 파라볼라 안테나처럼 하늘을 담아내는 〈The Home 2025〉이다. 일본 세토우치 바닷가에 영구 설치된 부지현의 작품으로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Setouchi Triennale에서 선을 보였었다.


또 하나의 장면이 있(었)다. 1997년 발표된 영화 《콘택트》에서 천체물리학자 앨리 애로웨이가 우주 수송 장치를 타고 베가성에 도착하여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형상을 한 외계 존재와 이야기를 나누는 바닷가 장면이다. 거대한 수송 장치 역시 바닷가에 설치되어 있었다. 칼 세이건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콘택트》는 어린 앨리에게 아버지가 “우주에 우리뿐이라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 같구나.”라는 대사로도 유명하다. 외계 지성체의 존재에 대한 낙관론적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우주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시적이다. 대단한 과학 지식이나 논리 증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 한 문장은 글을 읽는 이의 마음에 깊이 파고 들었다. 이처럼 칼 세이건은 과학 교양서의 고전 『코스모스』를 통해 우주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세계인에게 던졌다.


부지현의 코스모스는 이렇게 하나의 장면에 또 하나의 장면이 겹치며 뇌리에 자리 잡았다. 작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게이트는 바닷가에 설치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반사하던 ‘The Home’이었다.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는 그는 바다와 정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느낌이다.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하고 이십여 년이 지났다. 세월만큼이나 그를 정의하는 여러 수식과 은유가 따라붙었으나, 그 중 단언컨대 빠질 수 없는 상징은 바로 ‘집어등’이다. 어둠이 짙게 내린 바다, 어둠 속에서 강하게 빛나며 고기를 모으는 집어등(集漁燈, fishing lamp), 이것은 부지현의 많은 것을 설명한다. 태풍이 훑고 간 바닷가에서 떠밀려 온 집어등 하나를 집어 든 순간, 작가는 창작의 바다에 발 하나를 디디며 끝도 시작도 헤아릴 수 없는 바다에 빠져든 것이다. 마치, 앞의 책 1장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저자가 우주를 바다에, 지구를 바닷가에 비유한 것처럼 망망대해 창작의 시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전시는 부지현의 지금까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하지만 회고전의 성격은 아니다. 그의 작품을 이루었고,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어갈,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을 잠시 멈춰 바라보고자 한다. 어디서 부터인지, 여기는 어디이며, 어디로 가는지를....

 

전시실 전경

부 지 현

2005     성신여자대학교 조형대학원 미디어프린트학과 졸업
2002     국립제주대학교 미술학과 졸업(서양화 전공)

 

개인전
2026     《부지현의 코스모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 대구, 한국
2024     《부지현》, 갤러리 Q, 도쿄, 일본
            《부지현 I 더 홈》,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한국
2023     《Light and Night》, 더스퀘어, 서울, 한국
2022     《Road of Lights》, 조명박물관, 양주, 한국
            《기억 프로젝트 VI》, 안산어촌민속박물관, 안산, 한국

2021     《Relighting》, 연천아트하우스, 연천, 한국
           《A Dialogue With_Boo Jihyun》, 환기미술관, 서울, 한국

2020     《부지현: 유중 개관 9주년 특별전시》, 유중아트센터, 서울, 한국

2018     《Ultimate Space》, 유네스코 HQ, 파리, 프랑스
           《집어등, 바다의 빛》, 문화비축기지, 서울, 한국
           《궁극공간(Ultimate Space)》,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서울, 한국
2016     《제6회 초계청년 미술상 기념전》, 초계미술관, 제주, 한국

2015     《비오토피아 갤러리 초대전》, 비오토피아 박물관, 제주, 한국

2013     《부지현》, 갤러리노리, 제주, 한국
            《Net-Being》, 사이아트 갤러리, 서울, 한국
2012     《집어등, 발견된/재해석된 오브제》, 송은아트큐브, 서울, 한국

2010     《휴(休)》, 갤러리 도올, 서울, 한국
            《제주우수청년작가 초청전》, 제주문예회관, 제주, 한국

           《휴(休)》, 쿤스트독 갤러리, 서울, 한국
2008     《부지현: 휴(休)》, 맥화랑, 부산, 한국
2007     《부지현展》, 토포하우스, 서울, 한국
2006     《휴(休)》, 갤러리 모앙, 제주, 한국
2004     《휴(休) 그리고 시간의 깊이》,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한국

 

주요 단체전
2026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세화미술관, 서울, 한국
             《아쿠아 천국》 유럽 순회전, 주인도 한국문화원, 뉴델리, 인도

             《지구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이당미술관, 군산, 한국 

               《BMECTE》, 모스크바 종양병원, 모스크바, 러시아
2025     《The Home》,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우노항, 일본
             《아쿠아 천국》 유럽 순회전,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 비엔나, 오스트리아;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로마, 이탈리아
             《겹빛》,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한국
             《바람과 숲의 대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한국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 포도뮤지엄, 제주, 한국

              《Media×Space: Beyond Illumination》, Rumah Miring by CG Artspace,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필라멘 갤러리, 쿠알라 룸푸르, 말레이시아
           《On Sync Next25》, 세종문화회관, 서울, 한국
           《세상의 모든 드로잉 in 천안》, 뮤지엄호두, 천안, 한국

2024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 제주비엔날레, 제주, 한국
           《Every Shade Every Light》, 스페이스 소포라, 서울, 한국

             《The Closing Circle: 지구 곁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한솥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2023     《변화의 시작, 종로모던을 기록하다》, 무계원, 서울, 한국
2022     《찬란하게 울리는》,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수원, 한국

                《apmap 2022 seoul–apmap review》,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 한국
             《Beyond The Scene》, 토탈미술관, 서울, 한국
            《아쿠아 천국》,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한국
            《이번 생은 지구니까》, GS칼텍스 예울마루, 여수, 한국
             《세상의 모든 드로잉》, 아터테인, 서울, 한국
2021     《기꺼이 가까이》,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한국
            《D-Revolution》,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광주, 한국
            《 Mediascape: Materials, Senses & Beyond》, 갤러리 살리 하라,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세상의 모든 드로잉》, 갤러리인, 서울, 한국
2020     《빛 속의 휴식》, 누하스 아뜰리에, 서울, 한국
            《수성빛예술제: 빛이 흐른다, 예술이 담긴다》, 수성못, 대구, 한국

            《세계유산축전: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 제주, 한국
            《빛 2020》,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광주, 한국
            《댄싱퀸》,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천안, 한국
            《Dermafeim’s Pick 2020: ONE WAY LIFE》, 토탈미술관, 서울, 한국
            《Cutting Off, 접촉경계혼란》, 토탈미술관, 서울, 한국
            《타이베이 당다이 2020–인스톨레이션즈 섹터 (I01)》,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 타이베이, 대만
2019     《Ocean-New Messengers》,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한국

            《 정크아트: 위대한 탄생》, GS 칼텍스 예울마루, 여수, 한국

                《Light, Light》,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서울, 한국
2018     《한강예술공원》, 한강, 서울, 한국
             《우리의 집, 지구》,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고양, 한국
             《브리콜라주: 우연한 세계》, 수원미술전시관, 수원, 한국

2017     《게임의 규칙》, 블라디보스톡 비엔날레, 블라디보스톡, 러시아
            《apmap 2017 제주-신비로운 탄생》, 오설록 티뮤지엄, 제주, 한국
            《제주비엔날레 2017: 투어리즘》,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한국

              《Artist’s Environmental Gaze: A Ten-Day Documentation》, 스페이스 갤러리,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모든 것을 기억하는 물》,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제주, 한국

2016     《제주정글》, 아라리오뮤지엄 탑동바이크샵, 제주, 한국
             《UN본부 지구살리기 그린코어》, UN 본부 컨퍼런스 빌딩, 뉴욕, 미국
            《한중 국제 현대미술교류전: 아리랑 랩소디》,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한국; 마네미술관, 북경, 중국
             《지역네트워크 교류전》,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한국
2015     《설화說話-백일홍 이야기》, 블루스퀘어 복합문화공간 네모, 서울, 한국
             《Summer Love: 송은 아트큐브 그룹전》, 송은 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울, 한국

                《Quintet》,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한국
2014     《Water_천진난만》, 소마미술관, 서울, 한국
             《apmap 2014 Jeju Between Waves》, 오설록 티뮤지엄, 제주, 한국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벡스코 제1전시장, 부산, 한국

2013     《Total Support 2013》, 토탈미술관, 서울, 한국
          《Hommage à Whanki Ⅰ_김환기를 기리다》, 환기미술관, 서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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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던 것과 있을 것 사이     김윤영 _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잔디밭 위에 뱃머리 하나가 놓여있다. 떠 있는 듯 혹은 막 정박한 듯 보인다. 미술관의 정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서면 배 뒤편의 벽에는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잘라진 배의 파편들이 놓여있다. 오랫동안 부지현의 작업을 따라온 이들에게 ‘배’는 낯선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다시 등장한 배는 이전처럼 하나의 풍경을 이루거나, 집어등과 함께 시각적 장관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온전한 형태가 아닌 잘리고 남겨진 표면으로, 과거의 흔적처럼 나타난다. 이 오래된 모티프를 작가는 왜 지금 다시 꺼내 들었을까.

 

그간 부지현의 작업은 대개 ‘장소’에서 출발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뿐 아니라 오래된 건축물과 야외 공간 등 서로 다른 환경을 마주하며 작가는 그 장소의 시간과 구조를 관찰하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작품을 새롭게 구상하고 구현해왔다. 공간은 단순히 작품이 놓이는 배경이 아니라 작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하나의 조건이자 질문에 가까웠다. 그러나 높이와 크기가 서로 다른 다섯 개의 화이트 큐브로 이루어진 인당뮤지엄은 작가에게 이전과는 다른 문제를 던졌다.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을 만한 역사나 흔적이 거의 없는 이곳에서는 장소가 아니라 자신의 작업 자체가 출발점 이 되어야 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전시는 일종의 중간회고적 성격을 띠긴 하나,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고 대표작을 다시 확인하는 회고전과는 조금 다른 면모를 지닌다. 눈에 띄는 것은 오히려 익숙한 장면들의 부재다. 수십 개의 집어등이 빛을 반사하며 공간을 압도했던 설치도, 레이저와 포그가 점선면으로 만나 건축적 공간을 가로질렀던 〈궁극공간〉도 이 번 전시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부지현은 자신의 시그니처가 된 작품들을 불러내는 대신, 그 작품들 사이에 남아 있던 작업과 오래된 모티프들을 다시 펼쳐놓는다. 이미 성취한 것을 확인하기보다, 그로부터 한 발 물러나 지금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살펴보려는 듯하다.

 

실제로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하나의 결론이라기보다 점검에 가깝다.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지를 다시 펼쳐보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도 가늠해 보는 시간이다. 따라서 이 전시에서 회고는 과거를 완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을 찾기 위해 과거를 다시 바라보는 행위가 된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 익숙해진 형식을 벗어던지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묻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 질문의 시작점에 배가 있다. 부지현에게 배는 애초부터 고향에 대한 낭만적 기억의 상징으로 주어진 대상은 아니 었다. 미대생 시절 그릴 대상을 찾으며 주변을 촬영하던 과정에서 반복해서 눈에 들어왔던 소재였고, 더불어 집어등에 이끌렸다. 밤바다를 밝히는 집어등은 멀리서 보기엔 아름다운 풍경처럼 보였지만, 그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는 얼굴이 까맣게 탈 정도로 강렬한 빛이었고, 고된 노동의 시간이었다. 하나의 대상을 두고 서로 다른 모습이 공존 한다는 사실은 이후 부지현의 작업을 이끌어온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처음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배와 물, 빛과 소금 처럼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요소들을 다시 바라보며, 그 사이에서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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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what has been and what will be  Kim YunYoung _ Visiting Professor at Myongji University

 

A ship’s bow lies on the grass, seeming either to hover or to have just arrived ashore. 
Stepping through the museum’s entrance into the lobby, the viewer encounters, on the wall behind the ship, fragments of another ship cut into palm-sized pieces. For those familiar with Boo Jihyun’s body of work, the recurring “Boat” motif resonates with recognizable significance. In this exhibition, however, the fishing vessel no longer coheres into a picturesque scene, nor does it collaborate with fishing lamps to stage a visual spectacle, as it had before. Instead of a whole form, it surfaces as a cut, fragmentary remainder—something akin to a vestige of the past. The question lingers: why has the artist decided to return to this enduring motif at precisely this juncture? 

 

Boo Jihyun’s practice has, until now, consistently taken “place” as its starting point. Whether engaging with museums, galleries, or older architectural and outdoor environments, she has treated each site’s temporality and structure as the generative ground for new work. Space, for her, has never been mere backdrop; it has functioned instead as a condition, almost a question, that determines the very direction of the work. At the Indang Museum—composed of five stark white cubes, each distinct in height and proportion—the artist faced a wholly different kind of challenge. In a setting stripped of historical layers or traces that might serve as a generative point of departure, it was not the site itself but Boo Jihyun’s own accumulated practice that had to stand as the origin.

 

This exhibition, then, carries the air of a mid-career retrospective, but it resists the conventional format of cataloguing past achievements or reaffirming signature works. What draws attention here is, instead, the notable absence of the expected. Absent here are both the installation that once overwhelmed the space with light reflected off dozens of fishing lamps, and Ultimate Space, in which laser and fog converged as point, line, and plane to traverse an architectural interior, makes an appearance in this exhibition. Rather than reintroducing the works that have already become emblematic of her  practice, Boo Jihyun turns instead to those pieces and motifs that lingered quietly in the interstices between them. What unfolds feels less like a reaffirmation of past accomplishments than a deliberate withdrawal from them—a pause in which she examines, with precision, the ground she occupies at this present moment. 

 

In truth, this exhibition serves Boo Jihyun not as a final statement but as a checkpoint. It is a time to lay out anew what she has done thus far, and to gauge, even for herself, what she wishes to do next. Here, retrospection does not serve to close off the past but to revisit it in search of new direction. It becomes an occasion to discern what must be carried forward and what relinquished, and to consider the path that opens once the artist steps beyond the familiar forms she has long inhabited.  

 

At the root of this exploration stands the boat. For Boo Jihyun, it was never intended as a romantic symbol of home or nostalgia. Instead, the motif first emerged almost incidentally—appearing again and again in her field of vision as she photographed her surroundings during art school, searching for subjects to paint. It was in this same process that the fishing lamps first caught her attention. The fishing lamps that lit up the night sea appeared, from afar, as a scene of beauty. Yet for those immersed in that very setting, the glare was harsh enough to shadow their faces, marking long hours of grueling labor. This tension—where a single object embodies divergent realities—became a pivotal point of departure for Boo Jihyun’s practice. That one form could simultaneously hold such contradictory aspects marked the decisive ground from which her subsequent work would develop.  

 

It is from that very starting point that this exhibition takes up its beginning once more—though not for the sake of returning to origins. Rather, by looking anew at elements long repeated throughout her practice—ship and water, light and salt—it seeks to determine what has changed, and what still remains, within the space between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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